[앵커]
농촌이 늙어가고 있습니다.
고령의 어르신들만 남아서 일손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오죽하면 '외국인 근로자 없인 한 해 농사도 없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농민 입장에선 불법체류자도 감지덕지입니다.
현장 카메라, 공국진 기자입니다.
[기자]
나주 배 농장에 나와 있습니다.
배에 봉지를 씌우는 작업이 한창이데요.
영농철을 맞아 농장들 마다 일손 구하는데 애를 먹고 있습니다.
일손 확보에 비상이 걸린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가지마다 밤톨만한 어린 열매들이 달려 있습니다.
크기도 키우고 병충해를 막으려면 봉지 씌우기는 필수입니다.
작업하는 사람은 농장주 말고는 모두 외국인, 정부가 배정한 외국인 계절근로자 10명을 지원받아 겨우 한숨을 돌렸습니다.
[김장기 / 배 농장주]
"일정대로 한 사람들은 이제 그래도 마음 놓고 안심이 되는데 이제 못 마치는 분들은 상당히 애가 타고 힘들다고 봐야죠."
정부가 올해 전국 지자체에 배정한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3만 8천여 명으로 지난해보다 70% 이상 늘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선 이 정도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아우성입니다.
수확이 한창인 양파밭.
땡볕에서 양파 줄기 제거 작업이 한창인데요.
작업자들은 모두 외국인 근로자들입니다.
밭주인은 민간 중개업자들을 수소문한 끝에 겨우 13명을 고용했습니다.
불법체류자든 아니든 가릴 처지가 못됩니다.
일당은 15만 원 이상, 부르는 게 값입니다.
정부가 배정하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일당 11만 원보다 훨씬 높습니다.
그런데도 다른 곳에서 돈을 더 준다 하면 약속을 깨고 오지 않는 경우도 파다합니다.
[최만균 / 양파재배 농민]
"외국 사람들도 처음하고 달라져서 비 온다고 하면 가격도 올리고, 다른 데로 가버리고, 돈 많이 준다고 하면 그곳으로 가버려요."
툭하면 현장을 이탈하는 것도 골치입니다.
[박찬재 / 양파·마늘 재배 농민]
"마늘을 7명이 캐러 와서 마늘을 얼마나 캤는가 보니까 3명은 (힘들다고) 도망가 버리고요."
외국인 수급을 놓고 불거진 갈등이 참혹한 범죄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외국인 근로자 배정을 두고 민간 중개업자가 농민을 살해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경찰 관계자]
"일꾼을 필요로 하면 하루 전에 이야기를 좀 해야 조정할 거 아니냐 다툼이 돼서 결국은 이 지경까지 이르렀죠."
농촌 인구 고령화로 일손 부족 사태는 심화되는 상황, 인력수급을 늘리든지, 기계화로 필요한 일손을 줄이든지 하는 근본적 대책 없이는 농촌의 고민은 계속될 수 밖에 없습니다.
[박찬재 / 양파·마늘 재배 농민]
"외국인 근로자들이 없으면 농촌 일은 이제 손 놓아야 돼요."
현장카메라 공국진입니다.
영상취재 : 이기현
영상편집 : 최창규
공국진 기자 kh247@ichannela.com